캣닢 말고 캣그라스를 추천하는 이유
고양이를 키우다 보면 한 번쯤은 캣닢과 캣그라스 사이에서 고민하게 됩니다.
둘 다 고양이를 위한 식물이지만 그 목적과 작용 방식은 전혀 다르기 때문입니다. 캣닢이 고양이의 후각을 자극해 흥분이나 행복감을 유도하는 감각적 자극 식물이라면 캣그라스는 실제로 섭취하는 식물입니다.
많은 보호자들이 캣닢에 익숙해진 이후 어느 순간부터 캣그라스도 함께 혹은 대신 키우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이렇게 말하게 됩니다. 캣닢도 좋지만 캣그라스는 키울수록 그 가치를 알게 되는 식물이라고.
그렇다면 왜 많은 보호자들이 결국 캣그라스를 선택하게 되는 것일까요?
캣그라스는 고양이의 소화와 건강을 직접적으로 돕기 때문입니다.
고양이는 스스로 그루밍을 하며 살아가는 동물입니다.
하루에도 수십 번씩 자신의 털을 핥으며 몸을 정리하고, 이 과정에서 다량의 털이 위장 안으로 들어갑니다.
대부분의 고양이들은 자연스럽게 이 털을 배출할 수 있지만 특히 털이 많이 빠지는 계절이나 스트레스를 받는 시기에는 위에 쌓인 털이 덩어리가 되어 소화 불량이나 구토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바로 이때 도움이 되는 것이 캣그라스입니다. 고양이는 본능적으로 잎이 뾰족하고 섬유질이 풍부한 풀을 먹어 속에 쌓인 털을 토해내거나 배변으로 배출하려는 행동을 합니다. 실내에서 사는 고양이는 바깥의 풀을 접할 수 없기 때문에 보호자가 직접 캣그라스를 키워주는 것이 건강을 위한 필수 케어가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장모종 고양이나 비만 체질의 아이들은 소화 속도가 느려지고 장 기능이 약해질 수 있는데 캣그라스를 꾸준히 섭취하게 하면 장 운동이 촉진되고 섬유질 덕분에 배변 상태도 좋아지는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사실 저도 처음에는 토끼똥을 싸는 하루를 위해 캣그라스를 직접 키워 보기 시작했습니다.
캣그라스는 캣닢처럼 흥분 효과를 주는 것이 아니라 직접적인 건강 개선과 관련된 식물이라는 점에서 캣그라스는 실질적인 효용이 매우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캣닢은 싫어하는 고양이도 있지만 캣그라스는 대부분 좋아합니다.
캣닢은 모든 고양이가 반응하는 식물이 아닙니다. 통계적으로는 약 60% ~ 70% 정도의 고양이만 캣닢에 반응한다고 알려져 있으며 나머지 고양이들은 아예 무관심하거나 도리어 기분 나쁜 듯한 반응을 보이기도 합니다.
후각 유전자의 차이로 인해 반응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에 아무리 질 좋은 캣닢을 줘도 고양이가 좋아하지 않는 경우에는 무용지물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캣닢에 과하게 흥분하는 아이들은 오히려 짜증을 내거나 보호자에게 장난 이상의 공격성을 드러내기도 합니다. 반면 캣그라스는 후각적 자극이 아니라 맛과 촉감, 섭취 행동을 기반으로 한 식물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고양이들이 호감을 가집니다. 입에 넣어보고 씹고, 뽑아보고, 삼켜보고, 때로는 토해내기도 하며 스스로의 몸을 돌보는 습관을 익혀가는 것입니다.
이 과정 자체가 고양이에게 매우 자연스럽고 본능적인 행동이기 때문에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고 보호자 입장에서도 매일 먹여야 하는 것이 아닌 만큼 부담이 없습니다.
또한 씨앗 키우기도 쉬워서 직접 길러주는 재미도 있으며 캣닢보다 흙이나 물이 덜 지저분해지는 편이라 관리도 간편합니다.
저는 사실 흙으로 재배하는건 초반에 하다가 너무 집이 지저분해져서 수경재배 방식을 추천합니다.
특히 어린 고양이나 노령묘의 경우 캣닢보다 훨씬 부드러운 자극으로 건강에 접근할 수 있는 식물로써 캣그라스는 더 안정적인 선택이 됩니다.
여태 구입한 스트레스를 줄여준다는 캣닢이나 마따따비 장난감들에 대한 관심은 하루도 못갔습니다.ㅋㅋㅋ

정서적 안정과 루틴 형성에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캣그라스를 키우다 보면 어느 순간부터 하루의 흐름이 생깁니다. 아침에 일어나 창가에 둔 캣그라스를 확인하고 시든 잎을 정리하고 고양이가 언제쯤 와서 한 입 뜯을지 기다리게 되는 생활 입니다.
고양이도 매일 같은 시간에 캣그라스를 찾으며 식사 외의 루틴을 자연스럽게 만들어가고 이러한 일상은 보호자와 고양이 모두에게 정서적 안정과 예측 가능한 삶의 패턴을 제공해줍니다.
특히 실내 생활에 익숙한 고양이들에게는 변화가 적고 안정적인 생활 환경이 중요합니다. 갑작스러운 소리, 낯선 사람의 방문, 계절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아이들에게 매일 똑같은 장소에서 자라는 캣그라스는 작은 쉼터가 될 수 있습니다.
심지어 캣그라스를 바라보며 앉아 있는 고양이의 뒷모습은 보호자에게도 큰 위로가 됩니다. 말없이 그 공간을 공유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함께 살아가는 감정이 자연스럽게 쌓이는 것입니다.
게다가 캣그라스를 길러주는 동안 보호자 스스로도 식물 키우기의 소소한 재미를 느낄 수 있으며 고양이와 교감하는 방식도 더 부드럽고 일상적인 형태로 자리잡게 됩니다.
자연이 만들어주는 교감의 끈 그것이 바로 캣그라스가 고양이와 사람 모두에게 주는 가장 큰 선물일지 모릅니다.
캣닢은 강한 자극과 짧은 행복을 선물한다면 캣그라스는 잔잔하고 반복되는 편안함과 건강을 함께 제공하는 식물입니다.
물론 두 가지를 병행해서 키우는 것도 좋은 선택이지만 매일의 건강과 안정감을 생각한다면 캣그라스는 반드시 추천할 만한 반려식물입니다. 고양이를 위한 자연 속의 보약 그것이 바로 캣그라스입니다.
오늘 한 번 고양이를 위해 씨앗 한 줌을 심어보는 걸 추천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