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숏 아깽이 성장일기 – 집사가 배운 7가지

생후 3개월, 세상에 처음 발을 디딘 아깽이와 함께한 첫 한 달.
그 작은 존재는 내 일상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았다.
귀여움이라는 단어로는 부족한, 생명 그 자체의 무게와 따뜻함.
아기 고양이와 함께한 나날은 그저 행복하거나 귀엽기만 하지 않았다.
그 속에서 나는 많은 것을 배우고, 반성하고, 단단해졌다.
이 글은 코리아 숏헤어 아깽이와의 동거 한 달,
초보 집사로서 내가 배운 것들을 기록한 성장일기다.
1.밥은 정성, 화장실은 관찰이다 – 기초 케어의 기본기
처음 아깽이를 데려왔을 때, 하루 중 가장 신경 쓰였던 건 먹는 것과 싸는 것이었다.
사료는 무엇을 먹여야 할지, 몇 번 나누어 급여할지, 습식은 언제부터 가능한지…
너무 많은 정보 속에서 우왕좌왕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3개월 아깽이는 하루 4회 정도 소량의 사료 급여가 적당하고,
배변 상태는 건강의 바로미터다.
나는 화장실 모래를 매일 관찰하면서
설사·변비·묽은 소변 등을 통해 건강 신호를 읽는 법을 배웠다.
특히 먹은 만큼 배출하는지, 하루 한 번 이상 대변을 보는지,
냄새나 색이 평소와 다른지 등을 꾸준히 확인하는 게 중요했다.
화장실 청소는 단순한 노동이 아니라,
아깽이의 몸 상태를 체크하는 소통 창구라는 걸 알게 되었다.
2.작은 공간이 큰 안심을 준다 – 은신처의 심리학
아깽이를 처음 데려오면 많은 사람들이 넓은 공간을 주려 한다.
맘껏 뛰어놀게 해줘야지!라는 마음에서 말이다.
하지만 아깽이에게 낯선 공간은 불안함의 근원이다.
나는 곧 깨달았다. 작고 포근한 박스 하나가 아깽이에겐 최고의 안식처라는 것을.
우리는 숨는 것을 소극적이라고 생각하지만,
고양이에게는 숨을 수 있음이 곧 안전하다는 신호다.
처음엔 쇼파 밑, 침대 틈 같은 곳에 숨어 나오지 않던 아깽이.
내가 작게 준비한 담요 상자 하나가
그 아이의 베이스 캠프가 되면서 점차 행동반경이 넓어졌다.
고양이는 환경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는 걸,
그리고 그 시간을 배려해줘야 한다는 걸 몸소 배웠다.
3.장난감은 5개보다 하루 10분의 놀이가 낫다
처음엔 별별 장난감을 다 사줬다.
낚싯대, 공, 터널, 레이저 포인터, 자동 장난감까지…
그런데 생각보다 아깽이는 쉽게 싫증을 냈고,
혼자서는 오래 놀지 않았다.
결국 중요한 건 장난감의 수가 아니라,
나와 함께하는 시간이었다.
하루 10분 정말 진심으로 함께 놀아줬을 때
아깽이는 가장 밝은 눈을 반짝였다.
그 시간이 쌓이며 신뢰도 자라고,
물고 뜯는 대신 부비고 기대는 시간이 늘어났다.
놀이가 곧 교감의 시간이란 걸,
그리고 놀이가 충분한 날은 밤에 더 잘 자고 덜 물어뜯는다는 걸
몸으로 배우게 되었다.
4.사랑에도 거리감이 필요하다 – 집사의 손길 사용법
고양이는 애정 표현이 섬세한 동물이다.
사람처럼 안아주는 것이 사랑의 표현은 아니다.
처음엔 자꾸 껴안고 싶었고, 잘 때마다 데리고 자고 싶었다.
하지만 아깽이는 손길에 쉽게 예민해졌고, 내가 손을 뻗을수록 더 피했다.
그러다 한 번, 그냥 바닥에 누워 말없이 가만히 있어봤다.
그 순간 아깽이가 먼저 다가와 등을 붙이고 앉았다.
그 순간을 잊을 수 없다.
고양이에게는 집사의 손보다 존중이 먼저라는 걸,
사랑은 다가감이 아니라 기다림일 수도 있다는 걸 배웠다.
내가 배운 7가지 요약
- 밥과 배변은 매일 체크해야 할 건강 신호다.
- 은신처가 있어야 아깽이가 편안해진다.
- 장난감보다 중요한 건 함께 노는 시간이다.
- 억지로 안기보다 거리를 유지할 때 신뢰가 자란다.
- 예방접종, 구충 등 건강 루틴을 미리 챙겨야 한다.
- 고양이마다 성격이 다르며 비교하지 말아야 한다.
- 무언가를 해주려는 집사가 아니라 기다리는 집사가 되자.
나도 함께 자라고 있다
아깽이는 매일 자란다. 몸도 마음도.
그리고 나 역시 매일 배우고 있다.
때로는 내가 더 많이 혼나고, 더 조심하게 되고,
더 사랑하게 된다.
이 아이와 함께하는 일상은
내게 반려라는 말의 진짜 의미를 가르쳐준다.
이 성장일기는 앞으로도 계속될 예정이다.